Friday, December 28, 2012

뉴욕 지하철 하면 떠오르는 것



  세계 경제와 패션의 중심인 뉴욕도시 안에 서민의 발이 되어주는 뉴욕 지하철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1904년에 개통 이래로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박물관? 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인들의 공간? 영화 속 당신이 그녀를 만났을 때 처럼 우연한 사랑이 시작되는 로맨틱한 공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의 뉴욕 지하철을 떠올리겠지만 뉴욕에서 2년 남짓 살면서 나에게 뉴욕 지하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많은 쓰레기 들이다.

  뉴욕에 도착하고 처음 지하철을 탔을 때 우중충하고 쓰레기가 넘치는 뉴욕지하철을 보고 적지 않게 당황을 했었다. 한국에 살 때 뉴욕과 미국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커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위생과 시설 관리가 한눈에 봐도 심각하게 나빴다. 내가 경험한 뉴욕 지하철의 문제들을 차례로 나열을 해보려고 한다.


첫번째로 비가오는 날에는 플렛폼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

  지하철의 역사가 오래되서는 뉴욕지하철을 그렇게 깊지가 않다 그래서 플렛폼의 환기구 역활을 하는 공간들이 그대로 지상으로 뚤려있어 비가 오는 날에는 빗소리를 플렛폼 안에서 듣기도 하는데 정말 중요한 문제는 천장의 누수의 대한 문제이다. 플렛폼 안에서 우산을 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곳에서 누수가 되어 빗물이 떨어진다.

  빗물이 떨어지는 곳에는 철의 녹이 흘러내려와 천장에서 동굴에서만 볼 수 있는 녹물로 만들어진 종유석이 형성되기도 하고 벽은 녹물이 흘러내린 흔적으로 무척이나 더럽다. 청소하는 사람들도 어차피 지워도 또  생기기 때문에 녹물이 흘러내리는 곳은 닦지도 않아 나중에는 두터운 녹물 덩어리가 되어버린다. 



두번째로는 철로와 플렛폼을 거침없이 뛰어다니는 주먹만한 쥐들

  바쁜 뉴욕커들에게 지하철에서 음식을 먹는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관경인데 이러한 음식쓰레기들이 쥐들의 주요한 먹이가 되어 음식쓰레기를 찾아 지하철 노선과 플렛폼을 질주하는 쥐들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그래서 지하철 벽에는 쥐를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여러곳에 붙어있다. 뉴욕을 관광 온 많은 관광객들이 뉴욕 지하철의 쥐들을 보고 신기한지 종종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다. 뉴욕에서 쥐는 너무나 흔해서 미키마우스 처럼 또 다른 친구같은 존재이다. :)



세번째로는 참기 힘든 노숙자들의 악취

  뉴욕에는 참으로 많은 노숙자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노숙자들이 따뜻한 지하철에서 잠을 청한다. 한국과 달리 24시간 운영하며 노숙자들에게 관대한 그들의 문화가 지하철이 또 다른 노숙자들이 주된 보금처가 되는 역활을 하였다. 한국은 서울역에만 한정되었지만 뉴욕지하철에는 많은 역의 플렛폼 의자와 지하철 안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자들을 정말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문제는 그들의 악취인데 옆에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악취가 심한 노숙자들이 있다. 이들이 지하철을 탈 경우에는 그 지하철 칸 전체가 악취도 진동해서 다른 칸에 비해서 무척이나 한적한 공간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심한 악취에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몇몇 뉴욕커들이 정말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네번째로는 급할때 어떻게 해결하라고 모든 공중화장실의 폐쇠 

  지하철을 타다가 급하게 소변이나 대변이 마려우면 정말 위급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뉴욕 지하철에는 공중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빠르게 지하철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가 소변볼 곳을 찾아야 되는데 지상의 대부분의 건물들도 잠겨있거나 관리인이 출입을 차단하기에 뉴욕은 거리에서 소변과 대변을 해결하기에 무척이나 힘든 도시이다. 오죽하면 뉴욕에서 공중 화장실 찾기라는 어플이 있을 정도니 한국에서 편하게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던 나에게 이러한 상황은 참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사실 뉴욕지하철에서 종종 화장실의 오래된 흔적을 유물처럼 볼 수 있는데 24시간 운영하는 뉴욕지하철에서 대부분의 범죄가 화장실에서 일어나자 정부가 치안 차원에서 대부분의 지하철 화장실을 폐쇠를 시켜버렸다고 한다. 전에 내 나이 또래인 뉴욕커한테 뉴욕 지하철 화장실 이용해 본적 있냐고 물어보니 자기 어릴쩍에도 사용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하니 정말 오래전부터 화장실을 폐쇠를 했다고 추측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실 몇몇 곳에 공중화장실이 있다고 하나 내가 2년동안 지하철을 타면서 할렘의 125st 역 딱 한 곳에서 사용되는 공중화장실을 보았다.



네번째로는 멋대로 수시로 바뀌는 노선운영

  뉴욕지하철에는 같은 라인이라도 로컬라인과 익스프레스라인으로 나뉘는데 로컬은 모든 정거장을 서는 데신에 익스프레스는 주요한 역만 정차를 하고 빠르게 탑승자를 수송을 한다. 내가 회사를 갈때도 업타운인 할렘에서 다운타운인 차이나 타운까지 익스프레스 이용하는데 무척이나 유용하고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배차간격이 일정하지 않다보니깐 차량에 사람이 포화되었다고 판단 되거나 뒷차와 간격이 가까워지면 간단한 안내와 더불어 로컬이 익스프레스로 갑자기 바뀌어 버린다. 그래서 딴생각하다가 익스프레스로 바뀐다는 안내방송을 놓치게 되면 다시 꺼꾸로 갈아타야되는 번거러움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항상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여야 된다.

 지하철이 24시간 운영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노선을 정검하는 기간에는 갑자기 특정 노선들의 운영을 중단하기도 한다. 이때 미국지하철 홈페이지나 역사 벽보나 지하철에 안내문을 붙여서 미리 공지를 하기에 항상 벽보나 홈페이지를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갑자기 특정라인이 운영이 중단되거나 노선운영이 바뀌어도 그렇게 놀랄 일이 아니다. 모르고 있는 사람들만 지하철로 헛걸음을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로 휴대전화 사용 불가  

뉴욕 지하철에 통신사들 기지국이 없기 때문에 지하로 내려가면 휴대 전화기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통화를 하려면 지하철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나와야 전화를 할 수가 있다. 전화하러 밖으로 고고~~~!!!

 사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지하철 안에서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들이 없고 책이나 신문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다른 한편으로 조용한 지하철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2011년부터 부분적으로 통신사 기지국을 설치하여 지하철 안에서도 전화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많은 뉴욕커들이 지하철에서 전화가 되지않는 불편함은 많이 해소가 되겠지만 한국이 경험했던 지하철 안에 전화통화 소음의 문제는 뉴욕커에게 다가올 미래의 문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마구잡이식 경찰 검문

9.11테러 이후 테러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뉴욕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경찰 검문을 강화를 했는데 뉴욕의 모른 관광명소 방문객들의 가방검색은 당연한 일과가 되었고 뉴욕시민들이 사용하는 지하철도 예외는 아니다. 지하철 입구 근처에 2~3명의 경찰들과 임시 테이블이 설치가 되는데 무작위로 선별해서 가방수색을 실시한다. 사실 좀 더 낳은 안전을 위한 불편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경찰들에게 범죄자 같은 시선을 받는것도 그렇고 가방 내용물을 공공장소에서 펼쳐 보여준다는 것이 그렇게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말이다. 어쩌면 테러에 대한 공포는 미국 스스로가 뿌린 씨앗을 거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평소에 이렇게 뉴욕 지하철에서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던 나에게 학교에서 뉴욕지하철에 대해서 영어 선생님과 논쟁이 붙었는데 영어선생님은 토종 뉴욕커라 뉴욕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한 분이였는데 내가 뉴욕 지하철이 너무 더럽고 시설관리가 너무나도 부실한것 같다고 이야기 하자 100년이 넘은 긴 역사 때문에 어쩔수 없는 현상이라고 반박을 하였다. 하지만 1927년에 시작된 도쿄지하철이 깨끗하게 운영되는 것을 보면 오래된 역사 만으로 더러워질 수 없다고 이야기 하자 결국에는 논쟁과 다르게 24시간 운영되는 지하철은 뉴욕밖에 없다며 뉴욕 지하철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였다.

 아무튼 다른 도시의  (특히 아시아 지역) 지하철을 이용해보지 않은 뉴욕커들은 뉴욕지하철이 얼마나 형편이 없는지 절대로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다수의 뉴욕커들은 뉴욕지하철이 세계 중심의 도시인 뉴욕의 지하철인 만큼 최고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뉴욕 지하철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또 다른 생각은 미국정부의 공공분야에 대한 투자에 대한 의문이다. 미국은 많은 슈퍼 글로벌 기업들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지만 반대로 미국 정부는 빚에 허덕여서 부도 직전까지 몰린 세계 최대의 부채 보유국이다. 올해 말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재정절벽이라는 국가 부도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부자증세에 대해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데 문제 해결에 결코 쉽지가 않을 전망이라고 한다. 부자기업들과 가난한 국가라는 타이틀이 너무나도 딱 맞아 떨어지는 미국이지만 사실 미국의 세율은 평균 35%로 그렇게 낮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빛에 허덕이는 이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지출하는 국방비와 중동에서 전쟁을 수행하면서 지출된 비용과 2008년 기업의 헤게모니로 발생한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를 막기 위해 지출된 비용이 누적되면서 현재의 미국의 국가부도 위기상황을 만들어졌다고 생각이 든다. 

정부에서 빚에 허덕이나보니 국민을 위한 공공정책에 소홀할 수 밖에 없고 일반 국민들의 삶이 점점 나빠져만 가는데 사실 국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늘리지 않고서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공공정책의 축소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하철 보수에 대한 건의가 나오면 지하철 요금을 인상을 해야한다고 MTA(뉴욕대중교통국)에서 이야기를 한다. 사실 국민의 세금이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사용되지 못해서 공공시설이 낙후되고 이에 대한 추가 비용을 국민이 또 부담을 해야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바라보면서 미국정부는 정말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미국은 기업을 위한 국가이지 국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