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16, 2017

아이돌 학교 "한국판 그라비아 모델 육성 프로그램"

아이돌학교라는 프로그램은 한국 음악시장이 가지고 있는 모든 악습을 모아모아서 모듬세트로 보여주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음악시장의 악습은 첫번째로 유통기간이 지나면 버려지는 아이돌 그룹들을 끊임없이 생산한다는 것이다. 내가 한국 남성 여성 아이돌 그룹들 노래를 거의 듣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맴버들이 30대가 되면 자동적으로 해체를 하기 때문에 수명이 길어야 10년 정도 되며 가수로써 색이 만들어질 만하면 해체하며 사라진다. 아니 기획사에서는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들의 색을 만들기 때문에 아이돌 그룹에 속한 맴버들은 노래하고 춤추는 기획사들의 유통기간이 있는 도구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물론 직접 작곡 작사를 하는 아이돌들도 있지만 소수이고 이들도 과연 자기만의 색의 노래인지 확신하기 힘들다. 소속사의 컨펌을 받아야 되고 자기 그룹을 위한 노래이기에 자신의 색이라고 하기보다는 유행하는 트렌드를 끊임없이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왜 작곡 작사 능력이 되는 아이돌 맴버가 그룹을 해체하고 같이 무대에서 소멸되는지 보면 잘 알 수 있다. 아이돌 그룹을 준비하는 많은 연습생들은 좋은 뮤지선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것이 아니라 좋은 도구가 되기 위해서 그렇게 피땀을 흘려 노력한다.. 어차피 30대가 되기 이전에 진로를 틀지 못하면 버려질 운명인데 말이다. 아이돌을 준비하는 많은 연습생들은 30대가 그들 인생의 종착역인 것이다. 왜 많은 음반 기획사에서 그렇게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 눈길을 주는것은 아이돌 그룹의 짧은 유통기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언제부턴가 30~40대 가수들이 보기 힘들어지는 음악시장과 트렌드에 집착하여 자신만의 색을 가진 가수들은 어렵게 찾아 들어야 되는 음악시장을 보면서 나는 글로벌하게 핫한 K팝 아이돌 그룹들을 외면한다. 아이돌 학교는 이런 한국 음악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어리고 이쁜 10대 후반의 20대 초반의 어린 여성들에게 입학을 권유한다. 어차피 힘들게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 나중에 대뷔를 하더라도 몇 년 쓰고 버릴거면서 말이다.

두번째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몸매지상주의다. 한국 아이돌 그룹에게 몸매 관리는 노래실력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외모는 개성있게 생겨도 되지만 개성있는 몸매는 절대로 용납을 못하는 곳이 아이돌 시장이다. 유일하게 개성있는 몸매를 가진 아이돌 맴버를 뽑으라면 슈퍼주니어의 신동이 있지만 신동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칼군무과 화려한 안무를 소화하기 위해 그렇다고 말할수 있지만 뚱뚱한 사람들도 칼군무과 화려한 안무를 소화할 수 있다. 날씬한 사람들만 춤잘춘다는 편견은 한국에 뿌리깊은 편견이다. 내가 즐겨보는 케이팝 스타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박진영과 양현석이 지원자들에게 끊임없이 몸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것과 체중감량에 성공하면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모습이 내눈에는 제일 거슬렸다. 아이돌 그룹의 몸매가 그렇게 중요한지 나에게는 의문스럽다. 날씬한 것만 매력적인것이 아니다. 뚱뚱해도 그루브 기가막히겨 잘 타면서 춤 잘추고 노래 잘부르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분명 있다. 아이돌 가수들 활동할 때 식단을 보면 하루에 풀때기 몇게와 고구마 몇조각이 다인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렇게까지 자기 학대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가수하고 싶을까 생각이 든다. 팬들에게 몸매 칭찬의 댓글을 위안삼아 힘겹게 버티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가수가 언제부터 젓가락처럼 마른 모델 같은 직업이 되었는지 씁쓸하다.

세번째로는 성상품화이다. 기획사들이 아이돌 그룹 맴버들에게 몸매를 집착하는 또다른 주된 이유일 것이다. 아이돌 그룹들이 몸매가 되기 성상품화 하기 최적화 되어 있다. 남자 아이돌 그룹들을 툭하면 윗옷을 찢거나 벗어째끼기 바쁘고 여자 아이돌 그룹들은 다리 쫙 벌리거나 옷을 벗는 안무를 집어넣기 바쁘다. 세미누드 화보는 기본이고 19세 뮤비도 이제 흔하게 제작된다. 한국은 포르노 제작이 불법이라서 이런식으로 기획사와 방송PD들이 아이돌 그룹들을 활용해서 한국만의 성상품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수가 언제부터 몸부터 들이데는 직업이 되었는지.. 그래서 30대가 되면 아이돌 그룹들이 수명이 다하는것도 성상품으로써 가치가 확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런 K팝 아이돌 시스템의 악습을 모아모아 만든 결정체가 바로 아이돌 학교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런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무조건 악이라고 말할수는 없다. 이런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고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획사가 이런 방향으로 색을 잡을수도 있지만 이런것이 음악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면 그때부터는 한국 음악시장의 발전보다는 독이 되는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기획사 잘못만으로 돌릴수도 없을거 같다.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이 몸매 좋고 벗는 영한 보이즈 걸 그룹들에게 열광하고 소비를 하기에 기획사들은 그렇게 뽑아네는것일 수도 있다. 투표가 평균적인 국민들의 정치수준과 나라의 지도자와 방향을 결정하듯이 한국 음악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음악을 대하는 수준과 그들이 원하는 가수들이 투영되는 것이 아이돌 학교일수도 있다. 아직까지 많은 한국사람들은 몸매 좋고 옷을 벗어 재끼고 색시하고 성상품화 된 가수들을 원하고 열광하며 이는 한국 음악시장에서 확연하게 보여준다.

입학조건이 “춤과 노래는 필요 없다. 마음과 얼굴, 끼가 ‘예쁘면’ 된다.” 인데 차라리 일본시장에 진출할 한국 그라비아 모델 육성하는 그라비아학교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했다면 솔직하고 대담하고 획기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칭찬을 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