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6, 2017

칭찬이 어색한 나라..


한국은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칭찬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나라이다. 나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남의 실수를 웃음거리로 계속 들추고 타인에게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를 들키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 초등학교 입학전 어린 아이들에게는 뭐를 해도 신동또는 천재라는 말을 과도하게 쓰지만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점점 나이를 먹어갈수록 주변사람들의 칭찬은 점점 줄어고 대신 너는 왜 그러냐? 왜 그렇게 못하냐? 라는 말들이 점점 늘어난다. 사람은 나이가 적든 많든지 간에 주변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무척이나 크고 이러한 욕구가 행복도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성인이 되고 나이가 먹을 수록 주변사람들의 칭찬은 점점 줄어 사라지고 지적이 점점 많아지니 한국사람들이 나이가 먹을수록 웃음을 잃고 행복해지지 않는것이 어쩌면 당연한거 같다. 

내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에 무척 불편했던것은 주변사람들의 과도한 칭찬이였다. 사소한 일에도 잘했다고 칭찬이 끊이지 않았고 좀 괜찮게 일을 마무리 했다 싶으면 천재아니냐고 그렇게 호들갑을 다들 떨었다. 이게 처음에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놀리는거 같기도 했었고 한국에 살면서 칭찬을 들어본적이 거의 없었던 나에게는 무척이나 어색한 반응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익숙해져 갔고 주변사람들의 이런 칭찬이 나에게 무척이나 큰 행복감과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을 준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작업 능률도 높아지고 내 등에 날개가 활짝 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국에는 미운놈 떡하나 더준다는 말이 있듯이 칭찬을 하면 기고만장 해져서 버릇이 나빠진다고 생각해서 잘하면 잘할수록 더 혹독한 말들을 들어왔고 나도 했었다. 이것이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큰 착각이였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는 심한 우울증에 빠졌었는데 주된 원인은 주변사람들의 과도한 책찍이였다. "너 이런식으로 하면 한국에서 성공 못해.." "너 뭐먹고 살려고 이러냐?" "답없다.." "정신 안차리냐?" 주변사람들은 내가 잘 되라고 냉정하게 말을 해주는것이였지만 나는 스스로 나의 존재이유를 잃어갔고 내가 마치 사회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버려진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점점 무리력증과 우울증이 겹쳐서 결국에는 심리상담과 운동을 병행해가며 치료를 받았다. 지금은 다행이 많이 괜찮아져서 주변에서 이런 사랑의 매라는 명목으로 하는 이야기를 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린다.. 그리고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싶은 욕망이 크기에 우선 내가 주변사람들을 칭찬하기 시작을 하였다. 가족들과 내 친한 친구들.. 그리고 주변사람들.. 하지만 내가 칭찬을 하면 낯뜨겁다며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마치 내가 미국 직장안에서 느꼈던거 처럼 칭찬을 받아본것이 너무 오래전이라 다들 어색해하는거 같았다. 오히려 이런 말들을 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칭찬으로 그들의 얼굴에 피는 수줍은 웃음은 나의 말이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것을 확신하게 하였다.

부모님에게 왜 항상 나에게 칭찬을 하지 않고 혼을 내냐고 물어본적이 있었는데 엄마는 "나도 살아오면서 칭찬을 받아 본적이 없기에 칭찬하는 법을 몰랐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칭찬보다는 야단치는것이 더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굳게 믿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유교사상으로 오랜 옛날부터 수직적인 사회구조가 강했고 이러한 수직적인 사회구조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명령과 복종이 당연하였고 칭찬보다는 꾸짓음이 자연스러운 문화였던 것이였다. 이제는 사회가 바뀌면서 이러한 문화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는 칭찬이 어색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거 같다.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면서도 서로에게 칭찬이 넘치는 나라가 된다면 얼마나 다들 행복할까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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